티에리 종케, <독거미>
2011/10/26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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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멋대로 쓴 글/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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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미'란 책을 읽게 된 계기는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신작 'The Skin I Live In'이란 작품의 원작이란 점 때문이었다. 영화의 시놉시스를 우연히 알게 된 후 과연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한 마음이 들어 책을 읽었다. 200 여 페이지의 얇은 두께 덕도 있었지만 이야기 자체 흥미로움 덕분에 책을 하루 만에 읽고 말았다. 아쉬운 점은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신작에 관한 내용을 알고 있어서 소설에서 숨기고 있는 이브의 정체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만약 그 사실만 모르고 있었다면 더욱 흥미롭게 책을 읽었을 것 같다.
'독거미'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별개의 인물들이 어떻게 한 사건과 관련이 되었는지 조금씩 연결되어 파국적인 결말로 나아가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소설은 성형외과 의사인 리샤드의 저택 내부에서 시작된다. 저택 내부에 있는 빗장 걸린 방에 거주하는 한 여인의 등장 이후 소설은 리샤드와 이브의 기이한 동거를 묘사한다. 마치 매춘부를 다루는 포주처럼 약속을 주선하고 이브를 성적으로 학대하는 남자들의 역겨운 행위를 지켜보는 리샤드의 행동은 새디스트적인 광기와 증오가 넘쳐 흐른다. 반면 이브는 리샤드를 자극하거나 도발하여 그의 분노를 유도하는 소극적인 저항을 하지만 그의 명령을 끝내 거부하지 못한다. 두 사람의 기묘한 관계는 여러 의문을 자아낸다. 과연 리샤드의 목적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브는 왜 저택에서 빠져나올 기회가 있음에도 그 곳을 벗어나지 못할까라고 말이다.
한편 소설은 리샤드의 일과를 다루면서 마치 끼어들듯이 구어체로 표현된 대화들을 통해 의문의 인물에게 납치된 뱅상이란 남자의 공포와 고통을 묘사한다. 마치 속삭이듯이 뱅상을 '너'라고 지칭하는 화자의 대화를 통해 소설은 뱅상이 어떻게 해서 의문의 남자에게 납치를 당하고 어떤 고문을 가해게 되었는지 시간 순으로 서술하고 있다. 먹잇감이 눈 앞에 있으면서도 결코 서두르는 법 없이 뱅상이란 남자를 자기 멋대로 요리해대는 '미갈(독거미)'의 치밀한 복수의 방식은 서늘한 느낌을 준다.
그래도 너에게 주인은 '미갈'이었어. 독거미와 같았어. 은밀하게 슬금슬금 움직이고, 잔인하고 흉포하며, 강박적이면서도 자기 계획에 치밀하니까. 자기 소굴에, 이 호사스러운 거미줄에, 자신은 간수고 너는 죄수인 이 화려한 감옥에, 몇 달동안 너를 가두고 자신은 집 안 어디에 숨어 있으니까.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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