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프 (The Help, 2011)
2011/11/13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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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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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프'는 미국 남부에서 오랫동안 계속되던 흑인차별의 비극을 다루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60년 대 당시 미시시피 잭슨빌의 젊은 백인 여주인들은 흑인 가정부를 마치 거래물처럼 다루고 그들을 불결한 대상으로 대한다. 오만과 편견으로 가득찬 백인의 모습을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가 연기하는 힐리란 여인을 통해 대표된 점이 특징이다. 화장실 사용을 두고 가정부 미니와 갈등하는 힐리의 모습은 지금 시점에서 보면 말도 안되게 느껴지지만, 불과 50여 년전에는 당연시되던 사례라고 생각하니 아찔한 느낌이 들었다.
이같이 흑인 가정부를 인간으로 대접하지 않는 잘못된 관습이 당연시되던 마을의 분위기는 한 여인이 등장하면서 폭풍우같은 변화를 일으킨다. 이른 나이에 결혼한 친구들과 달리 저널리스트를 꿈꾸느라 미혼 상태로 살아가던 스키티는 살림 칼럼의 자문을 위해 흑인 가정부 에이블린과 접촉을 시도한다. 이후 흑인 가정부들의 목소리를 글로 담아내려는 야심을 갖게 된 스키티는 에이블린을 설득하려고 한다.
하지만 흑인 가정부들에게 자신의 심정을 고백하는 것은 목숨을 거는 것과 같은 위험한 일이다. 자신의 주인을 배신하는 순간 경제권을 박탈당하는 것을 알고 있는 에이블린은 스키티의 제안을 거부하려 한다. 그러나 계속된 백인 여주인들의 횡포를 목격한 에이블린은 용기를 내어 자신의 심정을 하나씩 드러낸다. 흥미로운 점은 책을 쓰는 것은 스키티이지만 그녀는 단순히 흑인 가정부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메신저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모세가 아론의 입을 빌어 하나님의 계시를 전달하듯이, 에이블린 역시 저널리스트 스카티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전달한다.
단지 글을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 이유 하나만으로 공포에 떨어야 했던 흑인 가정부들의 모습이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하지만 잘못된 현실에 순응하지 않고 흑인 가정부들의 애환을 글로 담아내기로 결심한 스키터와 용기를 내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낸 에이블린의 모습은 훈훈한 감정을 불러 일으켰다. 또한 서로 다른 인종 그리고 주종관계를 넘어서 동등한 태도로 각자의 고민을 들어주던 미니와 셀리아의 모습 또한 인상깊었다. 피부색을 초월하여 우정을 나누는 두 여성들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 영화였다.
흥미로운 점은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은 흑인 가정부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은 스키터가 아닌 용기를 내어 자신의 처지를 고백한 에이블린이라는 점이다. 영화 속 설교 장면에서 언급되는 모세의 용기에 관한 내용처럼 에이블린 역시 용기를 내어 흑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헬프'가 인상깊었던 것은 비극마저도 승화시킨 에이블린의 미소가 담긴 장면 때문이었다. 예상대로 힐리는 트집을 잡아 에이블린을 가정부 자리에서 쫓아낸다. 경제권을 박탈당한 에이블린에게 힐리의 행동은 참을 수 없는 증오를 불러 일으켰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오히려 자신에게 군림하려 하는 힐리에게 당당한 태도로 자리를 떠난다. 가로수길로 나아가는 에이블린의 마지막 모습에서 어두움은 찾아볼 수 없었다. 에이블린의 당당한 모습을 보면서 그녀의 아우라를 느낄 수 있었다.
ps. '만덜레이'와 정반대 입장에서 흑인을 대하는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의 연기가 흥미롭다. 또한 '트리 오브 라이프'에서 자상한 어머니 역을 연기한 제시카 차스테인의 연기 변신도 인상깊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에이블린 역을 연기한 바이올라 데이비스와 미니 역의 옥타비아 스펜서가 영화의 힘을 이끌어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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