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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안고코끼리와헤엄치다오가와요코장편소설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지은이 오가와 요코 (현대문학,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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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블로그 캠페인을 통해 '고양이를 안고 코끼리와 헤엄치다'란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이 끌렸던 이유는 '박사가 사랑한 수식' 그리고 '약지의 표본' 등으로 알려진 작가 오가와 요코의 신작이란 점이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점은 독특한 제목 때문이었다. '고양이를 안고 코끼리와 헤엄치다'라는 제목이 뭔가 아리송하면서도 환상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게 만들어서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을 읽어보고 나서야 제목이 가진 의미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고양이를 안고 코끼리와 헤엄치다'는 '리틀 알레힌'이라 불리게 될 한 소년의 일생을 담은 소설이다. 소년은 태어날 때부터 입술이 붙어있는 상태로 태어난다. 인위적으로 붙어있는 입술을 벌어내고 상처입은 부분을 이식받은 후 소년은 말없는 아이가 되어 성장한다. 소년은 한정된 공간에 갇혀버린 두 존재를 상상하며 그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몸집이 커져버려 옥상에서 나올 수 없게 된 코끼리 인디라 그리고 벽에 갇혀 죽었다는 소문을 가진 미라란 소녀와 대화를 나누는 소년의 행동은 얼핏 자폐증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후에 만나게 될 '마스터'란 존재를 통해 소년은 왜 한정된 공간에 갇힌 존재에 호감을 가지게 되었는지 알게 된다.

어느 날 버스 안에 거주하는 한 뚱뚱한 남자를 만난 소년은 그로부터 체스란 게임에 대해 알게 된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 대해 불편함과 초조함을 가지고 있던 소년에게 '서두르지 마라'란 자상한 말로 타이르는 마스터의 말은 그에게 평생의 경구로 남게 된다. 인디라, 미라 그리고 마스터는 한정된 공간에 갇히게 되었지만 이에 여의치 않고 살아간 존재들이다. 그래서 소년은 자신과 같은 상황 속에서 살아간 존재들에 대해 호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

소년은 버스 안에서 고양이 '폰'을 쓰다듬으며 체스란 바다 속에서 헤엄치는 경험을 만끽한다. 책의 제목인 '고양이를 안고 코끼리와 헤엄치다'란 제목은 바로 소년이 체스를 두면서 느끼는 감정을 표현한 문구인 것이다. 흥미롭게도 책에 의하면 체스의 '비숍'이란 것도 아랍어의 코끼리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일지 몰라도 소년은 체스를 두면서 마음의 평온을 찾아간다. 체스판 위에서 시를 그리듯 상대방과 주고받는 체스 시합의 흐름을 묘사한 작가의 필체는 체스를 모르는 독자들도 받아들일 수 있을만큼 아름다운 느낌을 준다.

하지만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이 있듯이 소년의 삶에도 인생의 전환점이 될 비극이 찾아오게 된다. 이후 소년은 성장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게 된다. 보다 커지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던 소년에게 독특한 제안이 찾아오면서 그의 일생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 자동인형 '리틀 알레힌' 속으로 들어가 체스를 두는 것을 제의받은 소년은 인형 속으로 들어가 체스를 두며 살아간다. 해저 체스 클럽에서 리틀 알레힌으로 활동하는 동안, 소년은 상상 속으로 그려왔던 미라의 존재를 발견한다. 자신이 상상하던 소녀의 실체를 발견한 듯한 투명한 외형을 지닌 소녀는 소년에게 커다란 힘이 되어준다. 하지만 소년은 해저 체스 클럽에서 체스를 두면서 체스의 아름다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들을 목격한다. 욕망과 탐욕으로 가득찬 상대방들의 체스를 마주한 소년은 마음의 상처를 입고 다시 방황한다.

'고양이를 안고 코끼리와 헤엄치다'가 인상적이었던 것은 체스를 통해 보여지는 소년의 삶이 비단 특수한 소설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는 점이었다.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춰 살아가다보니 자신의 삶을 잃어버리고 만 현대인들의 모습과 달리 '서두르지 마라'란 마스터의 말을 명심하며 체스란 바다의 흐름에 맡겨 살아가는 소년의 일생이 깊은 인상을 안겨주었다. 결코 두드러지는 삶은 아니었지만 '비숍의 기적'이란 이름의 기보를 남긴 소년의 삶에 대해선 경탄의 감정을 일으켰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찾아 순수한 열정을 뿜어낸 소년의 삶이 부럽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했다.

Posted by 스노우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