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과 낮 (Night and Day, 2008)
2008/03/05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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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
영화는 대마초를 피운 성남이 경찰의 단속을 피해 파리로 도피성 유학을 떠난 날부터 시작한다. 보통 유학을 가는 인물들은 학업을 증진하기 위한 포부로 넘치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인 성남은 그런 기색을 찾을 수가 없다. 애초에 경찰을 피해 외국으로 도망친 인물이니 자연히 그가 프랑스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권태롭게 시간을 때우는 것 뿐이다. 화가인 성남은 한인 유학생들을 만나면서 그들과 미술관을 들러 보기도 하지만 그의 행동을 통해 그가 과연 화가인지 조차 불명확할 정도로 목적없는 삶을 보내는 성남의 모습을 보여준다. 성남은 프랑스에서 보낸 일과들을 일기장을 적듯이 독백을 하면서 자신의 심정을 표출하는데 김영호의 무덤덤한 어투와 공원에서 녹음기를 틀으면서 향수를 달래는 무료한 행동들을 통해 성남의 지루한 일상을 표현한다.
성남의 지루한 일상생활 동안 영화는 성남을 포함한 주변 인물들의 이중성을 폭로한다. '밤과 낮'이라는 대칭적인 제목에 맞게 영화는 대비적인 요소들을 통해 인간의 이중성을 보여주고 있는데 예를 들면 낮에는 유학생과 관계를 맺고 싶어 안달이 나 있는 성남의 모습을 보여주며, 밤에는 성남의 부인에게 전화를 걸어 마치 하루라도 보지 못해 안타깝다는듯이 수다를 떨어댄다. 이러한 이중성을 영화는 해학적인 코미디로 표현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면 성남이 프랑스에서 자신의 옛 여자친구를 만난 후 그녀를 모텔로 데려와 놓고 성경구절을 언급하면서 우리 자제하자고 애원하더니 막상 내면에서는 왜 그런 구절이 나왔는지 모르겠다는 성남의 이중적인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는데 그 수다가 웃음을 유발한다. 또한 한인 유학생 모임을 갖다가 우연히 북한 사람을 만나자 성남은 느닷없이 김일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으면서 북한 유학생을 공격한다. 자리에서 박차고 나온 성남은 내면을 통해 북한 사람과 대화했으니 이걸 신고해야 하냐고 스스로 묻는데, 대마초를 핀 범죄자가 북한 사람을 범죄자 취급하는 성남의 모습은 인간의 이중성을 해학적으로 드러낸 대표적인 사례가 아닌가 생각한다.
또한 영화는 성남의 내면을 통해 성남의 숨겨진 성욕을 드러낸다. 귀스타브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이란 작품을 화가의 입장에서 봤을 땐 예술 작품이겠지만 그림은 여성의 하반신을 적나라하게 그린 작품이다. 성남이 바라보는 '세상의 기원'은 어쩌면 성남이 원하는 성욕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영화는 또한 카메라의 이동을 통해 성남이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을 표현하는데 한 쪽으로 수평이동하는 카메라의 움직임과 클로즈업되어 여성의 다리를 바라보는 성남의 음흉한 시선을 표현하고 있다. 또한 영화는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가는 장면을 삽입해 성남의 내면을 드러내기도 하는데 여자 유학생의 발가락을 탐미하는 꿈을 통해 성남의 성욕을 드러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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