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이.조 : 전쟁의 서막 (G.I.Joe : The Rise of Cobra, 2009)
2009/08/16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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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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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스브로 사의 대표적인 완구 제품을 토대로 만들어진 '지.아이.조'는 이야기의 구성보다 볼거리를 중점으로 두는 '트랜스포머'의 특징을 빼닮은 영화이다. 다만 '트랜스포머'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로봇들 간의 결투를 표현한 작품이라면 '지.아이.조'는 마치 '엑스맨'처럼 선과 악을 대표하는 두 집단인 '지.아이.조'와 '코브라' 부대의 멤버들이 서로 결투를 벌인다. 요즘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첫번 째 시리즈에 인물들의 특색을 관객들에게 인식시키는데 중점을 두는 것처럼, '지.아이.조' 역시 각 부대의 중심 인물들의 사연을 플래쉬백 형식으로 간간히 드러냄으로써 인물들의 특색을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어 듀크와 베로니스의 사연을 통해 서로 적대적인 집단 속에서 활동하는 인물들의 복합적인 사연을 드러내고 있으며, 스네이크 아이즈와 스톰 쉐도우의 어린 시절의 기억을 통해 미묘한 심리를 암시한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인물 간에 얽힌 과거와 사연은 인간과 다른 돌연변이의 고뇌를 드러낸 '엑스맨'에 비해 크게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편이 아니다. 예를 들어 베로니스란 인물은 한 때 연인이었던 듀크와 대립하며 선조로부터 내려온 복수를 실행하려는 맥컬렌을 도와 세계를 위협하는 악의 역할을 자처한다. 전쟁에서 죽은 오빠에 대한 분노에서 악의 세력에 지원한 것이 아닐까 생각되던 베로니스는 후반부에 들어서 정신적인 갈등을 일으키는데, 이것이 자신의 내면에서 비롯된 갈등이 아닌 단순히 세뇌로 인해 조종당한 인물임이 들어난다. 스톰 쉐도우와 함께 지.아이.조 부대에 대립하던 베로니스의 목적이 복수가 아닌 단순한 세뇌였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그리고 스톰 쉐도우의 과거도 아쉬운 점이 없지 않았는데, 어린 시절의 스네이크 아이즈와 스톰 쉐도우가 서로에 대한 일말의 형제애를 드러내기보단 자신보다 앞선 실력을 보여준 스네이크 아이즈에 대한 스톰 쉐도우의 열등감만 드러냄으로써 그들의 미묘한 감정을 묘사하는데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았다.
'지.아이.조'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블록버스터 장르에 걸맞은 액션 씬들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특히 파리에서 벌어지는 추격전은 코믹하면서도 시각적인 쾌감을 안겨준다. 나노마이트를 발사하려는 베로니스와 스톰 쉐도우를 막기 위해 듀크와 립코드가 아이언맨을 연상시키는 강화슈트를 입고 뛰어다니는데, 마치 '턱시도'에서 턱시도를 입은 성룡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몸을 움직이면서 액션을 벌이는 코믹한 장면처럼 처음으로 슈트를 입은 두 인물이 열심히 뛰어다니며 거리를 휘젓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거리에 주차된 차들을 정신없이 부셔대는 것도 모잘라 에펠 탑을 초토화시킨 댓가로 프랑스 경찰에게 붙잡히는 인물들의 모습은 신선하면서도 코믹한 느낌이 든다. (사실 액션 장면들로 이야기의 부실함을 메꾸려는 점에서 '트랜스포머'와 다를 바 없지만 피라미드들을 정신없이 부셔댄 후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는 식으로 독백 한 마디 한 후 끝내버리는 '트랜스포머'에 비해 조금은 양심적인 느낌도 든다.) 다만 일부 장면들은 CG가 어색한 감이 없지 않았는데, 사막이나 바다 속에서 숨겨진 요새를 묘사하는 장면들이 너무나 방대해서 그런지 몰라도 사막 기지에 착륙하는 장면에서 묘사된 사막의 모습은 게임 그래픽에 가까울 정도로 부실한 느낌이 들었으며 후반부에서 해상 전투를 벌이는 장면은 재미있긴 하지만 설정이 너무나 확대된 느낌이 든다. 기지 안에서 벌어지는 인물들 간의 결투에 중점을 두는 편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ps. 이병헌의 스톰 쉐도우가 등장하는 스틸 컷이 공개되었을 때에는 하얀 가면을 쓴 체 칼을 든 모습이어서 몇 장면만얼굴이 드러나고 계속 복면을 쓴 닌자로 등장할 줄 알았다. 막상 영화를 보니 악역 중에서 가장 괜찮은 비중을 가지고 있어서 놀라우면서도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시에나 밀러와 함께 콤비를 맞추며 활동하는 장면들은 결코 어색해 보이지 않았으며, 인물의 진지한 내면을 눈빛 연기를 통해 잘 보여준다. 다만 어린 시절의 스톰 쉐도우의 모습은 열등감에 사로잡힌 아이의 모습이어서 고독한 스톰 쉐도우의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그 어색한 한국어는 안하는 게 나을 정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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