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조: 석연치 않은 핸들링으로 극적으로 월드컵 진출을 확정지은 프랑스는 톱시드에서 탈락함으로써 죽음의 조에 들어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톱시드나 다름없는 혜택을 얻었다. 남아공, 멕시코, 우루과이 모두 쉽지 않은 상대이지만 그래도 포루투갈이나 세르비아같은 국가에 비하면 비교적 해볼만한 상대들과 함께 경기를 치른다는 점에서 프랑스에게 유리한 조라고 생각한다. 다만 프랑스는 2002월드컵에서 우루과이와 무승부를 거둬 16강 탈락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이다. 남아공의 경우 개최국이란 프리미엄을 전혀받지 못했다고 볼 수 있는데, 그나마 멕시코와 우루과이를 상대로 최소 1승1무 정도를 거두어야 16강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프랑스 우세/멕시코, 우루과이 경합/남아공 열세
B조: 탈락 위기에 놓였을 정도로 힘겹게 남미 예선을 통과한 아르헨티나는 브라질에 비하면 비교적 만족스런 팀들과 경기를 치르게 되었다. 나이지리아는 쉬운 상대가 아니지만 그래도 코트디부아르나 가나보다는 상대적으로 해볼만한 팀이며, 포루투갈에 비하면 그리스는 확실한 1승 상대이기 때문이다. 2시드에 속한 우리나라 역시 아르헨티나 입장에선 멕시코같은 팀보다는 수월하다고 판단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테네 올림픽처럼 그리스와 첫 경기를 치르게 되었는데, 그리스 홈에서 무승부를 거둔 적이 있고 유럽 진출팀 중 그나마 가장 해볼만한 팀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1승을 해야 할 상대라고 생각한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메시나 아게로, 마스체라노 등 스타 플레이어를 막는다는 것이 굉장히 까다롭지만 수비가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며, 그들을 지휘하는 감독이 비엘사나 페케르만 같은 감독이 아닌 마라도나라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그리고 메시는 바르셀로나 우승에 전념 해주었으면 좋겠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우세/그리스, 한국 열세
ps. 재미있는 사실은 한국을 제외하고 3팀은 94월드컵에서 같은 조였다는 사실이다. 당시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 그리스 그리고 불가리아가 한 조였는데, 당시 나이지리아가 6점으로 1위, 스토이코비치가 있던 불가리아가 6점으로 2위로 진출했으며 아르헨티나 역시 6점이었지만 두 팀에 밀려 와일드카드로 16강으로 진출했다. (당시 월드컵은 24개국이어서 각조 3위 중 상위 4팀이 와일드카드로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음)
내가 94월드컵 기록 보며 느낀 건데 불가리아처럼 하면 16강 갈 것 같아
근데 우린 불가리아가 아니잖아
아마 우린 안 될 거야
C조: 톱시드 국가 중 가장 쾌재를 부를 팀은 바로 잉글랜드가 아닐까. 2시드에 속한 팀 중 까다로운 편인 미국을 만났지만 방심하지 않으면 충분히 이길만한 전력을 갖고 있으며, 코트디부아르나 가나에 비해 조금 약체인 알제리와도 해볼만 하다. 게다가 4시드에서 비교적 약체로 평가받는 슬로베니아를 만났으니 잉글랜드 입장에선 한 경기마다 살을 에는 심정일 것 같은 D조 독일에 비하면 그야말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다만 24년만에 월드컵에 진출한 알제리는 월드컵 본선보다 힘든 아프리카 조예선을 뚫고 올라 왔으며, 슬로베니아 역시 러시아를 이기고 올라온 이변의 팀인 만큼 방심은 금물이다. 잉글랜드를 제외한 세 팀이 나머지 한 장의 16강 티켓을 두고 경쟁할 가능성이 높을 조라고 생각한다.
잉글랜드 우세/알제리, 슬로베니아, 미국 경합
D조: 톱시드의 혜택을 보지 못한 팀은 독일과 브라질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시아/오세아니아 국가 중 가장 유럽축구에 가까운 피지컬을 가진 오스트레일리아를 만났으며, 4시드에서 프랑스, 포루투갈을 피했지만 프랑스를 제치고 1위로 예선을 통과한 세르비아와 경기를 치른다는 점은 확실히 어렵게 느껴진다. 게다가 2006년 월드컵에서 브라질과 대등한 경기를 보여주었던 가나와 한 조가 된 점은 확실히 악재라고 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독일이 16강에 진출하지 못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상대적으로 조에서 가장 약체인 오스트레일리아를 상대로 1승을 거두고 세르비아, 가나를 상대로 최소 1승 1무를 거두면 무난한 진출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독일 우세/가나, 세르비아 경합/오스트레일리아 열세
E조: 상대적으로 가장 강팀인 네덜란드가 16강의 가능성이 높지만 포루투갈과 스웨덴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1위로 조예선을 통과한 덴마크는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게다가 탄탄한 전력을 갖춘 카메룬 역시 쉬운 상대라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2시드에서 일본을 만난 점은 네덜란드에게 커다란 행운이다. 몇 달 전 네덜란드 홈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3:0으로 승리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방심하지 않으면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나머지 한 자리를 두고 덴마크와 카메룬이 경합할 것으로 예상되며, 일본은 그저 묵념. 네덜란드와 무조건 무승부를 내야하고 나머지 팀들에게서 3점을 얻어야 하지만, 덴마크나 카메룬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다만 평가전에서 가나를 상대로 4:3으로 이긴 경험이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카메룬을 1승의 제물로 봐야 할 것 같다. (자료를 찾아보니 카메룬 감독이 폴 르갱이었다. 이 사람은 한 때 리옹에서 명장 소리 듣던 사람인데 카메룬 감독이 되었을 줄이야. 그래도 취임 이후 급격히 성적이 좋아진 걸 보니 최근 지도력은 괜찮은 듯 싶다.)
네덜란드 우세/덴마크, 카메룬 경합/일본 열세
F조: 톱시드 국가 중 이탈리아는 잉글랜드와 함께 최고의 조에 편성되었다. (미국보다도 약체인 뉴질랜드를 만난 점에서 잉글랜드보다 더 만족스러울 것이다.) 남미 국가들 중 상대적으로 해볼만한 팀인 파라과이와 유럽팀들 중 비교적 약체팀인 슬로바키아를 만났다는 점은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아르헨티나를 이기고 먼저 본선에 합류한 파라과이의 끈끈한 조직력은 무시할 수 없으며, 스크르텔이나 함식 등 좋은 선수들이 있는 슬로바키아 역시 우습게 보긴 어렵다. 하지만 2시드 국가 중 최약체라고 생각하는 뉴질랜드를 만난 것만으로도 최소 승점 3점은 확보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슬로바키와 파라과이가 한 자리를 두고 경쟁을 할 가능성이 높으며, 뉴질랜드는 월드컵 진출로 만족하는 게 좋을 듯 싶다.
이탈리아 우세/슬로바키아, 파라과이 경합/뉴질랜드 열세
G조: 더 말할 것도 없이 이번 월드컵 최악의 조라고 생각한다. 브라질은 언제나 우승후보로 꼽아왔지만 이번 월드컵은 16강을 자신한다고 말할 수 없다. 드록바, 칼루, 투레 형제 등 아프리카 톱 플레이어들이 모인 아프리카 최강팀 코트디부아르 그리고 힘겹게 월드컵에 진출했지만 메시와 함께 라 리가 최고의 플레이어인 호날두가 있는 포루투갈은 굉장히 힘든 상대이다. 흥미로운 점은 3팀에게 확실한 1승 상대 한 팀이 배정되었다는 점이다. 44년만에 진출한 북한은 남아공 관광이나 해야 할지도 모르는 암울한 조에 편성되었다. 북한의 끈끈한 조직력과 베일에 쌓인 팀전력 정도가 그나마 북한의 장점이지만 그래도 너무 힘들다. 다만 북한은 에우제비오 시절에 이어 다시 포루투갈과 재회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브라질, 코트디부아르, 포루투갈 경합/북한 열세
H조: 스페인 입장에선 무난한 팀들과 경기를 치르게 되었다. 비엘사가 취임한 이후로 전력이 상당히 좋아진 칠레가 까다롭고 조직력이 좋은 스위스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두 팀 모두 스페인의 탄탄한 전력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약한 팀이고, 온두라스의 경우 북한이나 뉴질랜드보다 강한 전력을 가졌지만 코스타리카를 이기고 3위로 아슬하게 진출한 팀이어서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스위스와 칠레가 한 자리를 두고 경쟁할 것으로 보이며, 온두라스가 가장 최약체로 느껴진다.
스페인 우세/스위스, 칠레 경합/온두라스 열세
한줄요약
유럽: 포루투갈 시망
남미: 브라질 시망
아시아/오세아니아: 망했어요
아프리카: 드록국 시망